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실종 사고
날짜 | 2013년 7월 18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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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 | 9시 |
위치 |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도 |
원인 | 해병대 캠프의 과실 |
최초 보고자 | 태안해양경찰서 |
결과 | 학생 사망 |
사망자 | 5명 |
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실종 사고(泰安私設海兵隊-失踪事故)는 2013년 7월 18일,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도에서 열린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던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벗고 바다로 들어가라는 교관의 지시를 따르다가 깊은 갯골에 빠진 뒤 그중 5명의 학생들이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, 사망한 사건이다.
사건 개요[편집]
캠프 둘째날인 18일 안면도 앞바다에서 공주사대부고 학생 197명은 두개 조로 나뉘어 보트 훈련을 받았다. 고무보트 8대에 10명씩 탑승하여 바다로 나갔던 첫 번째 조가 오후 5시경에 모래사장으로 돌아왔다. 이 첫 번째 조의 학생 80명은 교관의 지시에 따라 구명조끼를 벗어 다음 조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넘겨준 뒤 바닷가에서 대기하다가, 교관의 지시에 따라 바다로 들어갔다. 교관이 벌을 주기 위해 10여 명씩 줄을 세우고는 학생들한테 차례로 뒷걸음치며 바다에 들어가게 한 탓에, 바닥이 움푹 파인 '갯골'에 학생들 중 23명이 무방비 상태로 빠져버리게 된다.[1]
갯골에 빠진 학생들이 허우적대면서 현장에 있던 교관 둘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쳐 애원을 하는데도, 교관들은 그저 쳐다보기만 할 뿐 구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호각을 불어대면서 빨리 나오라고 재촉만 했다.[2] 뒤쪽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서로 손을 연결해서 갯골에 빠진 친구들을 구조해냈다. 학생들의 이런 노력으로 여러 명을 구해냈으나, 5명은 끝내 나오지 못하고 실종됐다. 하지만 교관들은 5명이 사라졌다는 학생들의 말을 믿지 않고, 그 5명은 숙소에 가 있을 거라면서 숙소를 찾아보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처신으로 구조할 시간을 허비했다.[3] 숙소에도 없자 그제서야 사고가 난 지 30분이 지난 후에야 해양경찰에 신고했다.[4]
신고가 접수된 후 해양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, 실종된 지 만 하루 만인 7월 19일, 5명 모두 사망한 시신으로 인양되었다.[5]
시신 인양 이후 빈소가 마련된 뒤, 유가족들은 해당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미허가 사설 캠프의 폐지를 요구하며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한 것을 발표했다.[6] 이 후 학교 측과 협의를 거쳐 7월 24일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영결식을 거행하기로 결정했다.[7] 7월 24일 진행된 영결식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서남수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재학생 및 시민들이 참석했다.[8] 영결식 직후 학생들의 시신은 천안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되었으며, 추모공원 납골묘에 합동 안장되었다.
2013년 10월 25일, 참사 100일을 맞아 이들의 납골묘에 묘비가 제막되었다.[9]
사건 후 조치[편집]
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고 책임자인 훈련교관 김모(37)씨와 이모(30)씨, 그리고 교육훈련 본부장인 이모(44)씨 등 세 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.[10]
공주사대부고의 이상규 교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족들은 사퇴가 아닌 파면을 요구하며 항의했다.[11] 자진 사퇴 시에는 공무원 연금이 감액되지 않지만, 파면을 당할 경우 연금을 일체 수령할 수 없다. 교육부는 7월 21일, 공주사대부고 이상규 교장의 직위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.[12] 이후 10월 공주대 총장이 공주사대부고 교장을 파면하였다.[13] 하지만 징계를 받은지 한 달 뒤인 11월 12일, 전 교장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(징계처분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이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행정심판 제도)를 제기했다. 전 교장은 “그럴만한(소청심사) 사안이 된다고 생각해서 변호사와 상의해 소청심사를 제기한 것”이라며 “학교와의 일이고 유족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”고 주장했다. 반면 유족 대표 이후식은 "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학생 관리를 맡았던 교장"이며 "사고 이후 아이들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"고 말하였다면서, "파면보다 더 큰 벌을 받아야 한다"고 주장했다.[14]
교육부에서는 앞으로 사설 해병대 캠프에 초,중,고등학생들의 참가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.[15]
대한민국 해병대 사령부가 개최한 정식캠프가 아니라 민간 사설 해병캠프에서 발생한 일이지만, '해병대'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데다가, 실제 사고에 책임이 있는 캠프교관들도 모두 해병대 출신들이었기 때문에[16] 해병대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, 이에 해병대 사령부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였다.[17] 또한 '해병대 캠프'의 상표 등록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.[18]
문제점들[편집]
무자격 교관들[편집]
해경은 조사 결과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교관들이 모두 해병대 출신들이었다고 밝혔다.[16][19]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소규모 여행사가 해병대 전역자들을 교관으로 채용하여 캠프를 운영했던 것이다. 문제는 그냥 해병대 예비역들일 뿐이지, 인명구조사 자격증 등 정작 캠프 교관으로서 필요한 자격증은 갖추지 않은 무자격 교관들이었다는 점이다.[20]
이런 검증되지 않은 교관들이다 보니, 갯골의 위험성을 알고 있던 인근 지역 주민들이 해병캠프 측에 바다 훈련 자제를 촉구했는데도 캠프 측에서는 이 말을 무시한 채 무리한 훈련을 서투르게 강행했고[21], 학생들이 교관들 때문에 갯골에 빠져서 생명이 위급한 상황인데도 교관들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채 그저 구경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.
게다가 해당 해병대 캠프의 교관들은 이전에도 상식 이하의 수준을 보였었다, 이 해병대 캠프의 근거지인 태안 안면도 유스호스텔에서 근무했던 직원의 말에 의하면, 그 캠프 교관들은 학생들에게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을 하는가 하면,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에게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치마를 들여다보며 웃거나, 여학생에게 '술을 줄테니 예쁘게 화장하고 오라'는 등 성희롱까지 하였다고 한다.[22]
학교측의 부주의[편집]
학교측에서도 제대로 된 사전 조사 없이 부실 업체를 선정한데다가, 사고가 발생한 지 한 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교사들은 사태파악도 못하는 것에 대해 책임 부족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. 그러나 이는 사건을 업체측에서 해결하기 위한 교관들의 지시로 인해 교사들은 사건 발생 후 몇 시간 동안 사건에 대한 언질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.
군대식 캠프로 인한 군사 문화 주입[편집]
민간 사회인데도 극기훈련의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군사 문화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의 여론이 빗발쳤다.[23]
각주[편집]
- ↑ '짝퉁 해병캠프' 교관, 학생들 구명조끼 벗기고 '뒷걸음' 입수까지… Archived 2013년 7월 25일 - 웨이백 머신 한겨레신문 2013년 7월 19일
- ↑ 생존학생 진술서 "아이들 허우적대는데 교관은 호각만 불어대" 라이브엔 2013년 7월 23일
- ↑ 5명 실종됐는데 교관은 "숙소 찾아보라".. 20분이상 신고 늦어져 조선일보 2013년 7월 22일
- ↑ "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수영 못 하는 교관은 도움주지 않았다" 세계일보 2013년 7월 19일
- ↑ 사설 해병캠프 실종 고교생 5명 시신 모두 인양 연합뉴스 2013년 7월 19일
- ↑ 해병대 캠프사고 유족들, 장례식 무기한 연기, 《조선일보》, 2013년 7월 20일
- ↑ 해병대캠프 사망 고등학생, 24일 천안추모공원에 '합동안장', 《메일경제》, 2013년 7월 22일
- ↑ "얼굴 선한데…" 공주사대부고 학생영결식 눈물바다, 《한국경제》, 2013년 7월 24일
- ↑ "우리 아이들,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", 《오마이뉴스》, 2013년 10월 25일
- ↑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, 교관 3명 구속영장 신청 국민일보 2013년 7월 22일
- ↑ 공주사대부고 교장 사퇴 의사 표명 유가족들 "가긴 어딜 가" 심한 몸싸움 부산일보 2013년 7월 21일
- ↑ “공주사대부고 교장 직위 해제…교육부, 감사반 투입”. 《동아일보》. 2013년 7월 22일.
- ↑ 이광호 (2014년 5월 12일). “'아직도 끝나지 않은' 해병대캠프 참사 뒷이야기”. 《일요시사》.
- ↑ 고형석 (2013년 12월 6일). “공주사대부고 교장 직위 해제…교육부, 감사반 투입”. 《대전CBS》.
- ↑ 교육부, 초·중·고교생 '사설 해병대 캠프' 전면 금지 금강일보 2013년 7월 23일
- ↑ 가 나 사설 해병 캠프 실종 고교생 5명 시신 모두 인양 충청투데이 2013년 7월 19일
- ↑ 태안 참사는 안전불감증과 군사문화의 합작품 경향신문 2013년 7월 19일
- ↑ 軍 '해병대 캠프' 명칭 상표등록 검토 Archived 2014년 7월 8일 - 웨이백 머신 서울경제 2013년 7월 19일
- ↑ 사설 해병캠프 사고 교관 2명 모두 무자격자 연합뉴스 2013년 7월 19일
- ↑ 미인증 시설·무자격 교관.. '죽음의 캠프'로 서울신문 2013년 7월 20일
- ↑ 캠프 실종자 전원 발견, '갯골'에서 모두 사망…해당고교 "죄송" SBS 2013년 7월 20일
- ↑ 욕설·폭행·성희롱…사설 해병대 캠프 실태 연합뉴스 2013년 7월 21일
- ↑ 태안 참사는 안전불감증과 군사문화의 합작품 경향신문 2013년 7월 19일